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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0일
산에 올라가며 내가 올라 온 뒷쪽을
후래쉬로 비추어 보았다.
수 많은 계단이 어둠과 추위 속에서 하얀 눈에 덮혀있다.
내 삶도 저러했을 것이다.
나를 잊은채 세상풍파에 하얗게 덮히면서.....
살아 온 날을 계산해 보니
앞으로 7300일 보다 훨씬 많이 살았다.
뭐 산다는 것이 별거 이겠냐만, 지금까지 내가 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니 참 별 볼일 없다.
세상에 태어나 지금까지 무엇을 하였는가?
나 자신에게 아무리 물어 보아도 답이 없다.
내 앞에 하얀눈만이 내릴 뿐.
- 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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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그리고 님
눈이 올 때면
그날의 그 님이
떠오르네
뜨거운 입술로
내게 다가와
화려한 눈빛으로
나를 안으며
나의 마음을 받아 먹던 님
작은 손 털장갑
하얀 귀마개로
눈 위를 딩굴며
나를 쫒아 오던
귀여운 몸짓으로
나의 몸을 받아 먹던 님
지금 눈이 내리고
지금은 어느 사람에
품에 안겨
내리는 눈을 바라보고 있을까?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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