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꽃이 피었네

서울에 꽃이 피었네
서울에 꽃이 피었네
북한산 아랫동네에

돌담아래 살포시 피었네
하얀꽃 노란꽃 분홍꽃
가는 사람 오는 사람
끊어진 빈 공가 담아래 꽃이 피었네
긴 무더위 한물 가고
고생한 사람들 보라고
꽃이 피었네
다시 올 날 기다리 듯
다시 오지 못함을 아쉬워
꽃이 피었네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오고
먼 훗날에도 그 돌담에
꽃이 피어 있기를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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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기 전에

늦 여름 코스모스 한들 거리는 길 따라
둘이 하나되어 함께 걸어요
저 넓은 땅을 밟으며
저 끝 없는 바다를 누비며
풍요로운 삶을 위해
가을이 오기 전에
둘이 하나되어 함께 걸어요
두려움 버리고
과거를 버리고
욕심을 버리고
함께 울고 웃고
두손 꼬옥 잡고
향기로운 꿈을 맡기 위해
찬란한 그림을 보기위해
마음에 마음 잡고
둘이 하나되어 함께 걸어요
가을이 오기 전에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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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애도시

무료시인

무료시

팽목항

 

그대 떠난 곳에

 

그대 떠난 곳에

바람불어 쎈 파도

눈물되어 얼룩진 바다

 

수평선 너머에서 손짓 하는가

저 먼 하늘에서 손짓 하는가

 

어둠에 묻혀

바다에 묻혀

한맺힌 적막함 바다에 내려

마음에 맻혀

눈물에 맺혀

 

이름도 없이 그림자 없이 사라짐이여

오늘도 비

내일도 비

 

비가 내리다

비가 내린다

그대 떠난 팽목항에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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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행복에 대하여...
맛있게 배불리 먹기
즐겁게 보기
아름다운 음악 들으며 들 뜨기
하고 싶은 일 하기
남에게 인정 받기
애인과 함께 놀기
향긋한 향수 맡기
몸 안아프고 건강하기
돈 많이 오기
친구와 술한잔 마시기
죽은것 같이 자기
77번 용서하고 원수없기
영원히 살기
부활하기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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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또 오는가


북한산자락바람 칼바람이 되어 대지를 찌르고 나를 찌르고
이마가 손발가락이 가슴이 이제 겨울이다
하늘도 덩달아 추위로 파랗다
11번마을버스가 찬바람을 가르며 종점을 떠난다
모두가 가난한 사람들의 얼굴처럼 차창에 비춘다
가면 오지 않는 사람처럼 물은 흘러가고
다리 밑으로 한강겨울바람이 올라온다
겨울은 또 오는가
2014년에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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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

계산이 없다
있는 그대로 받는다
기쁨의 눈물
슬픔의 눈물
감격은 우는 것이다
눈물은 안보여도 좋고
눈물을 보여도 좋다
실컨 울고싶다
맘이 눈물의 바다가 되어
눈물이 맘의 하늘이 되어
감격은 눈물이고
눈물은 감격이다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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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시작

이슬이 샘이 되어
샘이 내가 되어
내가 강이 되어
강이 바다가 되어 가 듯이
흘러흘러 감이 참 좋아라
가벼운 것이 위로 가고
무거운 것이 아래로 가고
나쁜 것을 밀어내고
좋은 것을 받아 들이니
아 내 몸이 너무 너무 좋아라
차면 터지고 모자라면 구하는 것이
이 너른 우주의 이치
용광로 같은 태양의 빛이 내게 오니
받아 먹어 너무 행복해라
차가운 방바닥에 내맘 내몸 식히니
그 또한 즐거음이 아니냐
새벽두시에 차가운 물 한잔 마시니
아 이 편한 속
잠이 안와 책을 보니 스르르 잠이 와
아침이 언제 온 줄 모르고 자니 이 또한 죽음과 삶이 왜 두려우랴
세상이 내 것이요
우주가 내 것이니
아 나는 행복 하여라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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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주택

하얀밤 달빛아래 추위에 떨고 있는 앙상한 이카시아
그 먼 옛날
한여름 낮 님과 함께 방바닥에 누워 시원한 바람을 먹던날이 그리워 눈물나네
도톰한 하얀손 만지며 다정한 입술을 주던 님이 생각나 눈물나네
다시 못 볼 모습
무허가주택을 나가던 뒷 모습
바람이 부네
바람이 부네
그대향기 실은 바람이 부네
결찬바람 얼굴을 덮어 어깨를 덮어
가슴에 덮혀
눈동자에 어린 님의 얼굴 지워지지 않아
눈물이 나네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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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여름에 꽃이 피지않는 나무
겨울나무
두리둥실 두둥실
어허라 두리둥실
돌고도는 바람아
어디로 가든지 나의 맘 가지고 가다오

여름에 꽃이 피지않는 나무
겨울나무
두리둥실 두둥실
어허라 두리둥실
흩어지는 구름아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나의 마음 전해다오

여름에 꽃이 피지않는 나무
겨울나무
너울 너울 얼래 벌래
흘러가는 잔물결아
어디까지 가는지 몰라도
피우지 못한 나의 맘 전해다오
님이 더 멀리 가기 전에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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