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 올 날

 
어허라 어허
어허라 어허
가시구려 가라시구려
떠나간들 어찌하고
오지 못한들 어찌하리
이날이 가고
저날이 가고
꽃이 피고지면
잊혀질까 봐 하여도
바람되어 향기되어
돌아 올 날 기다리리
- 나봉준

'아름다운 나라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대시 - 무허가주택  (0) 2014.01.12
시-겨울나무(나봉준)  (0) 2013.12.09
창작 시 - 접은 님 (나봉준)  (0) 2013.09.29
창작시 - 조용한 아침 (나봉준)  (0) 2013.09.10
창작시 - 바디매오 (나봉준)  (0) 2013.08.25
Posted by 다길
,

 

 

 

접은 님

눈 내리네
눈이 내리네
밤새도록 하염없이

님이 주신 오년정도
눈에 밟혀 사라짐이여

잊으려면 잊으려해도
더 잊을 수 없는 미련아
이 밤이 다가도
저 밤이 다가도

님이 접은 줄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리는데
님은 오지 않고
하얀 아침마당에 설움만 쌓여 있어라

- 나봉준


'아름다운 나라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겨울나무(나봉준)  (0) 2013.12.09
창작시 - 돌아 올 날(나봉준)  (0) 2013.10.14
창작시 - 조용한 아침 (나봉준)  (0) 2013.09.10
창작시 - 바디매오 (나봉준)  (0) 2013.08.25
시 - 그 얼굴 (나봉준)  (0) 2013.04.28
Posted by 다길
,


 

조용한 아침

조용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사람들이 걸어간 길을 걷는다
홍제천물결 위에
길가의 은행잎이 노랗다
갈바람이 기분좋게 분다
안산중턱의 안개가 추억같이 움직인다
노란 보행선을 따라 시간이 지나간다
등뒤에 과거는 가고
눈앞의 미래는 아직 남아있다
동쪽에 아침이 온다
그리고 서쪽으로 지겠지만
그래도
조용한 아침에
나는 사람들이 걸어 간 길을 걷는다
불확실 할지라도
- 나봉준






'아름다운 나라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작시 - 돌아 올 날(나봉준)  (0) 2013.10.14
창작 시 - 접은 님 (나봉준)  (0) 2013.09.29
창작시 - 바디매오 (나봉준)  (0) 2013.08.25
시 - 그 얼굴 (나봉준)  (0) 2013.04.28
시 - 비 창문 그리고  (0) 2013.04.26
Posted by 다길
,

 

 

 

 

바디매오

홀로 먼길 떠나시는 님의 등뒤에서 소리쳐 불러봅니다
가시는길 가시더라도 눈먼 내 눈 뜨게하소서
그러면 님을 따라 그길 함께 가겠어요
칠흙의 어둠이 저산 넘어에
뼈속에 박힌 가시의 아픔이 길바닥에
누어 있더라도 함께 가겠어요

님에게 버림받기 보다
님에게 무심받기 보다
님이 눈먼 내눈 뜨게 해주시면
단 하루라도 파란하늘 볼 수만 있다면
단 일초라도 님의 얼굴 볼 수만 있다면....
버림을 받기 위해 홀로 가시는 가시밭길 따르겠어요

님의 하얀 옷자락
님의 피맺힌 발등상에 입술을 맞추겠어요
그리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겠어요

- 나봉준

 

  * 바디매오 : 성경에 나오는 장님





'아름다운 나라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작 시 - 접은 님 (나봉준)  (0) 2013.09.29
창작시 - 조용한 아침 (나봉준)  (0) 2013.09.10
시 - 그 얼굴 (나봉준)  (0) 2013.04.28
시 - 비 창문 그리고  (0) 2013.04.26
자작시 - 그날의 마지막 비  (0) 2012.08.21
Posted by 다길
,

 

 

그 얼굴

 

우리의 만남은 길었지만

우리의 이별은 짧았다

 

어차피 헤어졌다면 기약은 없다

너와 나의 추억을 모두 잊는다

별이 사라지는 아침처럼

 

너의 얼굴은 잊을 수 없지만

너와의 추억은 잊는다

찢어져 내리는 가슴을 움켜지고

난 오늘도 운다

- 나봉준

 

 

 

         이름 : 펙티나투스유리오프스, 유리옵스, 유럽스, 유롭스, 유리호프스

         영명 : leaved Europs, Golden Euryops, Golden Daisy Bush, Wolharpuisbos. Yellow Bush Daisy, Euryops Gray-leaved

         학명 : Euryops pectinatus Cass.

         분류 : 국화과(Compositae) 유리오프스속의 상록활엽소관목

         원산지 : 남아프리카, 아라비아반도

 


'아름다운 나라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작시 - 조용한 아침 (나봉준)  (0) 2013.09.10
창작시 - 바디매오 (나봉준)  (0) 2013.08.25
시 - 비 창문 그리고  (0) 2013.04.26
자작시 - 그날의 마지막 비  (0) 2012.08.21
창작시 - 비와 고백  (0) 2012.07.01
Posted by 다길
,

 

 

 

비 창문 그리고

나와 밤비 사이에 유리창이 있다
유리창 밖에 밤비 비가 내린다
그칠 줄 모르고 밤이 새도록 내릴 것 처럼 소리 지른다
외로울 땐 빗소리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유리창 위로 빗물이 눈물처럼 울고 있다
까만 어둠 속에서 듣는 빗소리
박자마춰 돌아가는 일상을 깨고
그리고 비를 맞자
어둠 속에서 길을 걸으며
비를 맞자
내일이 있음을 잊고
밤이 새도록......
- 다길 -




'아름다운 나라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작시 - 바디매오 (나봉준)  (0) 2013.08.25
시 - 그 얼굴 (나봉준)  (0) 2013.04.28
자작시 - 그날의 마지막 비  (0) 2012.08.21
창작시 - 비와 고백  (0) 2012.07.01
시 - 소통  (0) 2012.02.10
Posted by 다길
,

 

 

 

그날의 마지막 비

 

 

 

빛이 찾아 오기 전에 가랑가랑 내리는 마지막 비는

아쉬움을 남기고,

여름도 가고

님도 가고

다 떠난 텅빈 거리

다시 돌아오마 하던

약속을 잊은채

오지않는 바람처럼 시간은 간다

 

억울하게 떨어진 은행잎을 밟으며

내리는 마지막 비는

미련을 남기고,

청춘도 가고

미모도 가고

가슴속에 남는 것은 텅빈 공간

잊혀진 약속을 기다리며

돌아오지 않는 바람처럼

마지막 비를 맞으며

세월은 간다

- 나봉준

 

 

 

 

 

 

 

'아름다운 나라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 그 얼굴 (나봉준)  (0) 2013.04.28
시 - 비 창문 그리고  (0) 2013.04.26
창작시 - 비와 고백  (0) 2012.07.01
시 - 소통  (0) 2012.02.10
시 - 빈방의 초상  (0) 2011.09.25
Posted by 다길
,

 

 

 

비와 고백

 

거침없이 빛바랜 망령들의 행진으로 어둠은 밤을 만든다

이슬비 촉촉한 아스팔트 위에 나체로 서 있는 너의 모습을 보라

그것이 진정 너의 모습이라면 좋다

그리고 더 벗을 것이 없다면 울어라

너의 쓸쓸함을 노래하라

너의 잡심을 노래하라

 

살아있는 만큼의 고마움을 하늘에 고하라

숨쉬고 있는 만큼의 아름다움을 땅에 고하라

하늘을 열고 바다를 풀고 땅을 베푸는 자에게 고하라

너의 즐거움을 노래하라

너의 나체로 노래하라

 

나를 버린다는 되먹지 않는 말 하지 말고

너를 지켜준다는 똥냄새나는 소리 집어치우고

오늘밤 비를 맞자

너의 나체로

너의 노래로

가슴을 찢어 있는데로 보여라

- 나봉준

 

 

 

 

'아름다운 나라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 비 창문 그리고  (0) 2013.04.26
자작시 - 그날의 마지막 비  (0) 2012.08.21
시 - 소통  (0) 2012.02.10
시 - 빈방의 초상  (0) 2011.09.25
tl - 작은방  (0) 2010.06.26
Posted by 다길
,


                    소통

저산에서 누군가 메아리치고 있다
여자의 목소리였다
옷색깔은 보이지만
얼굴은 안보인다
나도 메아리쳤다
여자의 메아리가 해맑게 귀를 뚫른다
여자에게 무슨 좋은 일이 있나보다
나도 모든걸 벗어 던지고 소리질렀다
여자의 메아리와 나의 메아리가 충돌했다
우린 하나가 되었다
여자가 모자를 벗어 흔들었다
나도 모자를 벗어 흔들었다
그때
진동이다
여친에게서 문자가 날아왔다
나도 보냈다
"하행중 6시에 사랑의 호프집에서 보잠"
그리고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다길-








'아름다운 나라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작시 - 그날의 마지막 비  (0) 2012.08.21
창작시 - 비와 고백  (0) 2012.07.01
시 - 빈방의 초상  (0) 2011.09.25
tl - 작은방  (0) 2010.06.26
현대시 - 회상  (0) 2009.04.13
Posted by 다길
,




    빈방의 초상

 


 3층 방3칸은 비어 있다

 창밖의 바람소리가 건물을 타고 올라와 
 유리창을 뚫고 들어와 방을 멤돌다가
 가슴에 와 누었다
 펄떡펄떡 튀는 물나온 바다고기처럼
 가슴을 파고들어 마음을 파고들어
 안경렌즈에서 어른거린다
 눈을 감아도 
 누워도 
 잠은 오지않고 
 벽시계는 새벽이다
 어둠은 거실이다

 3층 방3칸은 비어 있다
 큰방
 중간방
 작은방
 혼자 거실에 누워 태풍소리를 익힌다
 혼자는 빈방이다
 - 나봉준-



 




'아름다운 나라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작시 - 비와 고백  (0) 2012.07.01
시 - 소통  (0) 2012.02.10
tl - 작은방  (0) 2010.06.26
현대시 - 회상  (0) 2009.04.13
현대시 - 어제와 오늘  (0) 2008.10.17
Posted by 다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