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하얀박스
노란박스
파란박스
빨간박스
까만박스
키작은박스
키큰박스
뚱뚱한박스
날씬한박스
큰박스
중간박스
작은박스
더러운박스
깨끗한박스
모두 다
한뭉치로 엮었다
1000원이다
박스 위로 하얀눈이 내린다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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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기 전에

늦 여름 코스모스 한들 거리는 길 따라
둘이 하나되어 함께 걸어요
저 넓은 땅을 밟으며
저 끝 없는 바다를 누비며
풍요로운 삶을 위해
가을이 오기 전에
둘이 하나되어 함께 걸어요
두려움 버리고
과거를 버리고
욕심을 버리고
함께 울고 웃고
두손 꼬옥 잡고
향기로운 꿈을 맡기 위해
찬란한 그림을 보기위해
마음에 마음 잡고
둘이 하나되어 함께 걸어요
가을이 오기 전에
-나봉준








Posted by 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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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애도시

무료시인

무료시

팽목항

 

그대 떠난 곳에

 

그대 떠난 곳에

바람불어 쎈 파도

눈물되어 얼룩진 바다

 

수평선 너머에서 손짓 하는가

저 먼 하늘에서 손짓 하는가

 

어둠에 묻혀

바다에 묻혀

한맺힌 적막함 바다에 내려

마음에 맻혀

눈물에 맺혀

 

이름도 없이 그림자 없이 사라짐이여

오늘도 비

내일도 비

 

비가 내리다

비가 내린다

그대 떠난 팽목항에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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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의자


한가한 물은 찬찬히 돌아선 님처럼 흘러흘러

돌아 올 줄 모르고

함께 책을 읽으며 다정했던 의자에 찬 이슬만 쌓여 있어라

홍제천아 홍제천아

둘래둘래 흘러흘러 님따라가니

이내 맴도 널 따라 가고 싶어도

님이 가신 길 알 수 없어 바위처럼 우뚝 서 있다

Posted by 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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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올 날

 
어허라 어허
어허라 어허
가시구려 가라시구려
떠나간들 어찌하고
오지 못한들 어찌하리
이날이 가고
저날이 가고
꽃이 피고지면
잊혀질까 봐 하여도
바람되어 향기되어
돌아 올 날 기다리리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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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은 님

눈 내리네
눈이 내리네
밤새도록 하염없이

님이 주신 오년정도
눈에 밟혀 사라짐이여

잊으려면 잊으려해도
더 잊을 수 없는 미련아
이 밤이 다가도
저 밤이 다가도

님이 접은 줄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리는데
님은 오지 않고
하얀 아침마당에 설움만 쌓여 있어라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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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아침

조용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사람들이 걸어간 길을 걷는다
홍제천물결 위에
길가의 은행잎이 노랗다
갈바람이 기분좋게 분다
안산중턱의 안개가 추억같이 움직인다
노란 보행선을 따라 시간이 지나간다
등뒤에 과거는 가고
눈앞의 미래는 아직 남아있다
동쪽에 아침이 온다
그리고 서쪽으로 지겠지만
그래도
조용한 아침에
나는 사람들이 걸어 간 길을 걷는다
불확실 할지라도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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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매오

홀로 먼길 떠나시는 님의 등뒤에서 소리쳐 불러봅니다
가시는길 가시더라도 눈먼 내 눈 뜨게하소서
그러면 님을 따라 그길 함께 가겠어요
칠흙의 어둠이 저산 넘어에
뼈속에 박힌 가시의 아픔이 길바닥에
누어 있더라도 함께 가겠어요

님에게 버림받기 보다
님에게 무심받기 보다
님이 눈먼 내눈 뜨게 해주시면
단 하루라도 파란하늘 볼 수만 있다면
단 일초라도 님의 얼굴 볼 수만 있다면....
버림을 받기 위해 홀로 가시는 가시밭길 따르겠어요

님의 하얀 옷자락
님의 피맺힌 발등상에 입술을 맞추겠어요
그리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겠어요

- 나봉준

 

  * 바디매오 : 성경에 나오는 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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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얼굴

 

우리의 만남은 길었지만

우리의 이별은 짧았다

 

어차피 헤어졌다면 기약은 없다

너와 나의 추억을 모두 잊는다

별이 사라지는 아침처럼

 

너의 얼굴은 잊을 수 없지만

너와의 추억은 잊는다

찢어져 내리는 가슴을 움켜지고

난 오늘도 운다

- 나봉준

 

 

 

         이름 : 펙티나투스유리오프스, 유리옵스, 유럽스, 유롭스, 유리호프스

         영명 : leaved Europs, Golden Euryops, Golden Daisy Bush, Wolharpuisbos. Yellow Bush Daisy, Euryops Gray-leaved

         학명 : Euryops pectinatus Cass.

         분류 : 국화과(Compositae) 유리오프스속의 상록활엽소관목

         원산지 : 남아프리카, 아라비아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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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고백

 

거침없이 빛바랜 망령들의 행진으로 어둠은 밤을 만든다

이슬비 촉촉한 아스팔트 위에 나체로 서 있는 너의 모습을 보라

그것이 진정 너의 모습이라면 좋다

그리고 더 벗을 것이 없다면 울어라

너의 쓸쓸함을 노래하라

너의 잡심을 노래하라

 

살아있는 만큼의 고마움을 하늘에 고하라

숨쉬고 있는 만큼의 아름다움을 땅에 고하라

하늘을 열고 바다를 풀고 땅을 베푸는 자에게 고하라

너의 즐거움을 노래하라

너의 나체로 노래하라

 

나를 버린다는 되먹지 않는 말 하지 말고

너를 지켜준다는 똥냄새나는 소리 집어치우고

오늘밤 비를 맞자

너의 나체로

너의 노래로

가슴을 찢어 있는데로 보여라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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