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

계산이 없다
있는 그대로 받는다
기쁨의 눈물
슬픔의 눈물
감격은 우는 것이다
눈물은 안보여도 좋고
눈물을 보여도 좋다
실컨 울고싶다
맘이 눈물의 바다가 되어
눈물이 맘의 하늘이 되어
감격은 눈물이고
눈물은 감격이다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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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시작

이슬이 샘이 되어
샘이 내가 되어
내가 강이 되어
강이 바다가 되어 가 듯이
흘러흘러 감이 참 좋아라
가벼운 것이 위로 가고
무거운 것이 아래로 가고
나쁜 것을 밀어내고
좋은 것을 받아 들이니
아 내 몸이 너무 너무 좋아라
차면 터지고 모자라면 구하는 것이
이 너른 우주의 이치
용광로 같은 태양의 빛이 내게 오니
받아 먹어 너무 행복해라
차가운 방바닥에 내맘 내몸 식히니
그 또한 즐거음이 아니냐
새벽두시에 차가운 물 한잔 마시니
아 이 편한 속
잠이 안와 책을 보니 스르르 잠이 와
아침이 언제 온 줄 모르고 자니 이 또한 죽음과 삶이 왜 두려우랴
세상이 내 것이요
우주가 내 것이니
아 나는 행복 하여라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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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의자


한가한 물은 찬찬히 돌아선 님처럼 흘러흘러

돌아 올 줄 모르고

함께 책을 읽으며 다정했던 의자에 찬 이슬만 쌓여 있어라

홍제천아 홍제천아

둘래둘래 흘러흘러 님따라가니

이내 맴도 널 따라 가고 싶어도

님이 가신 길 알 수 없어 바위처럼 우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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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여름에 꽃이 피지않는 나무
겨울나무
두리둥실 두둥실
어허라 두리둥실
돌고도는 바람아
어디로 가든지 나의 맘 가지고 가다오

여름에 꽃이 피지않는 나무
겨울나무
두리둥실 두둥실
어허라 두리둥실
흩어지는 구름아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나의 마음 전해다오

여름에 꽃이 피지않는 나무
겨울나무
너울 너울 얼래 벌래
흘러가는 잔물결아
어디까지 가는지 몰라도
피우지 못한 나의 맘 전해다오
님이 더 멀리 가기 전에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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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올 날

 
어허라 어허
어허라 어허
가시구려 가라시구려
떠나간들 어찌하고
오지 못한들 어찌하리
이날이 가고
저날이 가고
꽃이 피고지면
잊혀질까 봐 하여도
바람되어 향기되어
돌아 올 날 기다리리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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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은 님

눈 내리네
눈이 내리네
밤새도록 하염없이

님이 주신 오년정도
눈에 밟혀 사라짐이여

잊으려면 잊으려해도
더 잊을 수 없는 미련아
이 밤이 다가도
저 밤이 다가도

님이 접은 줄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리는데
님은 오지 않고
하얀 아침마당에 설움만 쌓여 있어라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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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아침

조용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사람들이 걸어간 길을 걷는다
홍제천물결 위에
길가의 은행잎이 노랗다
갈바람이 기분좋게 분다
안산중턱의 안개가 추억같이 움직인다
노란 보행선을 따라 시간이 지나간다
등뒤에 과거는 가고
눈앞의 미래는 아직 남아있다
동쪽에 아침이 온다
그리고 서쪽으로 지겠지만
그래도
조용한 아침에
나는 사람들이 걸어 간 길을 걷는다
불확실 할지라도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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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매오

홀로 먼길 떠나시는 님의 등뒤에서 소리쳐 불러봅니다
가시는길 가시더라도 눈먼 내 눈 뜨게하소서
그러면 님을 따라 그길 함께 가겠어요
칠흙의 어둠이 저산 넘어에
뼈속에 박힌 가시의 아픔이 길바닥에
누어 있더라도 함께 가겠어요

님에게 버림받기 보다
님에게 무심받기 보다
님이 눈먼 내눈 뜨게 해주시면
단 하루라도 파란하늘 볼 수만 있다면
단 일초라도 님의 얼굴 볼 수만 있다면....
버림을 받기 위해 홀로 가시는 가시밭길 따르겠어요

님의 하얀 옷자락
님의 피맺힌 발등상에 입술을 맞추겠어요
그리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겠어요

- 나봉준

 

  * 바디매오 : 성경에 나오는 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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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얼굴

 

우리의 만남은 길었지만

우리의 이별은 짧았다

 

어차피 헤어졌다면 기약은 없다

너와 나의 추억을 모두 잊는다

별이 사라지는 아침처럼

 

너의 얼굴은 잊을 수 없지만

너와의 추억은 잊는다

찢어져 내리는 가슴을 움켜지고

난 오늘도 운다

- 나봉준

 

 

 

         이름 : 펙티나투스유리오프스, 유리옵스, 유럽스, 유롭스, 유리호프스

         영명 : leaved Europs, Golden Euryops, Golden Daisy Bush, Wolharpuisbos. Yellow Bush Daisy, Euryops Gray-leaved

         학명 : Euryops pectinatus Cass.

         분류 : 국화과(Compositae) 유리오프스속의 상록활엽소관목

         원산지 : 남아프리카, 아라비아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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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창문 그리고

나와 밤비 사이에 유리창이 있다
유리창 밖에 밤비 비가 내린다
그칠 줄 모르고 밤이 새도록 내릴 것 처럼 소리 지른다
외로울 땐 빗소리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유리창 위로 빗물이 눈물처럼 울고 있다
까만 어둠 속에서 듣는 빗소리
박자마춰 돌아가는 일상을 깨고
그리고 비를 맞자
어둠 속에서 길을 걸으며
비를 맞자
내일이 있음을 잊고
밤이 새도록......
- 다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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