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시작

이슬이 샘이 되어
샘이 내가 되어
내가 강이 되어
강이 바다가 되어 가 듯이
흘러흘러 감이 참 좋아라
가벼운 것이 위로 가고
무거운 것이 아래로 가고
나쁜 것을 밀어내고
좋은 것을 받아 들이니
아 내 몸이 너무 너무 좋아라
차면 터지고 모자라면 구하는 것이
이 너른 우주의 이치
용광로 같은 태양의 빛이 내게 오니
받아 먹어 너무 행복해라
차가운 방바닥에 내맘 내몸 식히니
그 또한 즐거음이 아니냐
새벽두시에 차가운 물 한잔 마시니
아 이 편한 속
잠이 안와 책을 보니 스르르 잠이 와
아침이 언제 온 줄 모르고 자니 이 또한 죽음과 삶이 왜 두려우랴
세상이 내 것이요
우주가 내 것이니
아 나는 행복 하여라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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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의자


한가한 물은 찬찬히 돌아선 님처럼 흘러흘러

돌아 올 줄 모르고

함께 책을 읽으며 다정했던 의자에 찬 이슬만 쌓여 있어라

홍제천아 홍제천아

둘래둘래 흘러흘러 님따라가니

이내 맴도 널 따라 가고 싶어도

님이 가신 길 알 수 없어 바위처럼 우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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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주택

하얀밤 달빛아래 추위에 떨고 있는 앙상한 이카시아
그 먼 옛날
한여름 낮 님과 함께 방바닥에 누워 시원한 바람을 먹던날이 그리워 눈물나네
도톰한 하얀손 만지며 다정한 입술을 주던 님이 생각나 눈물나네
다시 못 볼 모습
무허가주택을 나가던 뒷 모습
바람이 부네
바람이 부네
그대향기 실은 바람이 부네
결찬바람 얼굴을 덮어 어깨를 덮어
가슴에 덮혀
눈동자에 어린 님의 얼굴 지워지지 않아
눈물이 나네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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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여름에 꽃이 피지않는 나무
겨울나무
두리둥실 두둥실
어허라 두리둥실
돌고도는 바람아
어디로 가든지 나의 맘 가지고 가다오

여름에 꽃이 피지않는 나무
겨울나무
두리둥실 두둥실
어허라 두리둥실
흩어지는 구름아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나의 마음 전해다오

여름에 꽃이 피지않는 나무
겨울나무
너울 너울 얼래 벌래
흘러가는 잔물결아
어디까지 가는지 몰라도
피우지 못한 나의 맘 전해다오
님이 더 멀리 가기 전에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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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올 날

 
어허라 어허
어허라 어허
가시구려 가라시구려
떠나간들 어찌하고
오지 못한들 어찌하리
이날이 가고
저날이 가고
꽃이 피고지면
잊혀질까 봐 하여도
바람되어 향기되어
돌아 올 날 기다리리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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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은 님

눈 내리네
눈이 내리네
밤새도록 하염없이

님이 주신 오년정도
눈에 밟혀 사라짐이여

잊으려면 잊으려해도
더 잊을 수 없는 미련아
이 밤이 다가도
저 밤이 다가도

님이 접은 줄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리는데
님은 오지 않고
하얀 아침마당에 설움만 쌓여 있어라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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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의 섬

 

하얀바위가 유난히 많은 북한산의 선선한 막바지 겨울바람이 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홍은동 자락을 타고 내려와 홍제천변에서 합류합니다.

그곳 끝자락에 그 동네에서는 꽤나 부자소리를 듣고 사는 집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옥탑테라스에서 두남자가 양주를 마시고 있습니다.

노타이에 양복을 입고 안경을 쓴 건장한 중년 남자가 담배재를 털며 친구인 상대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자네 꼭 그 곳에 가야겠나?

오래전부터 마음속으로 계획했던 일이야
상우는 싱글거리며 미소를 띄웠지만 단호한 목소리였다.
마지막 20층에 자리잡은 사무실 유리창에 굵은 빗방울이 아우성치며 부딪쳐 흘러 내렸다.
이제 더 이상 이곳 서울이 답답해졌어
딱히 내가 할 일도 마땅치 않고 해서
상우의 미간에 굵은 주름이 깊게 잡혔다 펴졌다.
하긴 그래 자네 와이프가 이 빌딩관리 다 하는데 자네가 딱히 할 일이 없긴 없지.
호랑이도 지말하면 온다더니 상우의 와이프가 수박을 쟁반에 담아 어깨로 문을 밀고 들어왔다.
작은 키에 어울리지 않게 솜사탕처럼 부풀린 퍼머머리가 그녀를 더욱 앙증맞게 보이게 했다.
탁자 위에 수박을 올려 놓으면서 술 먹으면 돈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는 표정을 남기고 휭하니 뒤 돌아서 나가 버렸다
순간 상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종호도 민망해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간다 서울 뜨기 전에 연락해 .
알았어
상우는 억지 미소로 대답했다.
창밖은 어느새 어둠이 밤을 지배하고 있었다.

얼큰하게 취한 상우가 방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두사람은 아침이 오는 줄도 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핸드폰에서 새벽 5시 알람이 울렸다.
상우는 일어나 앉아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곤히 자고 있는 정숙의 벗은 알몸을 이불로 덮어 주었다.
그리고 종이 위에 이렇게 적었다.
-여보 입파도에 도착하면 연락할께-
아직 이른 봄바다.
거친 바다바람이 파도와 함께 방파제에 부딪쳐 하얀 물보라를 허공에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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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아침

조용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사람들이 걸어간 길을 걷는다
홍제천물결 위에
길가의 은행잎이 노랗다
갈바람이 기분좋게 분다
안산중턱의 안개가 추억같이 움직인다
노란 보행선을 따라 시간이 지나간다
등뒤에 과거는 가고
눈앞의 미래는 아직 남아있다
동쪽에 아침이 온다
그리고 서쪽으로 지겠지만
그래도
조용한 아침에
나는 사람들이 걸어 간 길을 걷는다
불확실 할지라도
- 나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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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매오

홀로 먼길 떠나시는 님의 등뒤에서 소리쳐 불러봅니다
가시는길 가시더라도 눈먼 내 눈 뜨게하소서
그러면 님을 따라 그길 함께 가겠어요
칠흙의 어둠이 저산 넘어에
뼈속에 박힌 가시의 아픔이 길바닥에
누어 있더라도 함께 가겠어요

님에게 버림받기 보다
님에게 무심받기 보다
님이 눈먼 내눈 뜨게 해주시면
단 하루라도 파란하늘 볼 수만 있다면
단 일초라도 님의 얼굴 볼 수만 있다면....
버림을 받기 위해 홀로 가시는 가시밭길 따르겠어요

님의 하얀 옷자락
님의 피맺힌 발등상에 입술을 맞추겠어요
그리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겠어요

- 나봉준

 

  * 바디매오 : 성경에 나오는 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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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의 모든 것을 뺏어 간 일본놈들을 난 지금도 증오한다.

다시는 그러한 치욕과 설움을 당하지 말자.

각각의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부자이고 나라가 부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넘보지 못하게 강한 군사력을 보유해야 한다.

일본놈들은 지금도 기회를 노리고 있다.

독도에 미사일기지를 설치하고 해병대를 주둔시켜야 한다.

그리고 바다밑에 해저군부대를 만들어야 한다.

 

  

 

Posted by 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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